"인생은 짧고, 근무시간은 길다" -어느 직장인-
하고싶은게 많은 짧은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며 지낸다. 심리적으로 아주 길게 느껴지는 그 시간에 하고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어리던 나는 마치 진리라도 발견한듯 이 행복을 위해, "천직"을 찾기위해 열심히 발버둥 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처음에는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막연히 공부를 열심히했다. 그러다 막상 직업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니 제대로된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내 성향과 적성 그리고 상황을 고려해가며 가장 해볼만한 일을 탐색해 보았지만, 특별히 행복해 보이는 일을 찾을 수는 없었다.
대학원에 들어가며 판단을 유보했다. 자신의 흥미를 알며, 재능을 꽃피운 사람들이 모이는 대학원에서는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예상대로 그곳에서 열심히 젊음과 열정을 태워가며 일하는 사람들을 제법 자주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종국의 그들에게서 행복은 커녕 일시적인 보람의 편린정도만이 보인다. 위태로운 정신 상태와 극도의 예민함 및 허탈함은 덤으로 따라온다.
현업에 종사하시는 인생의 선배들에게 행복에 대해 물으면, 거의 대부분 버틴다는 답을 준다. 그리고 그 버팀의 기반에는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그 사랑의 한계가 언젠가 멀지않은 시일에 도래한다는 사실은 너무도 자명해 보인다.
과연 "천직"이란게 존재하는걸까? 정말로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있는걸까? 일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기 보다는 일 외에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것인가? 아니면 주시는 평안으로 버티며 살아야 하는것인가? 물론 내가 하는 일도 은근히 재미있다. 하지만 매 순간이 소풍같고 즐겁지는 않다.
아직도 일에서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내가 별종일 수도 있다. 혹시라도 정답을 알게 되거나, 좋은 이론이 떠오르면 다시 돌아오겠다...